[묵상]
다시 복음으로
로마서는 복음으로 가득 찬 편지입니다. 이 편지를 받는 사람들은 로마서 1장 7절에 나오는 바와 같이 “로마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 즉 이미 예수님을 믿고 있는 성도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도 바울은 왜 믿는 자들에게 다시 복음을 전했을까요? 그것은 그들이 복음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복음의 능력을 온전히 체험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편지를 보낸 사도 바울은 로마서 1장에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소개합니다. 여기서 ‘종’이라는 말은 곧 ‘노예’를 의미하며, 노예는 자기 이름도, 자기 생각도 가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노예는 자신의 의지나 꿈, 계획조차도 상상할 수 없는 전적으로 주인에게 속한 삶을 삽니다. 이는 사도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온전히 인정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도 바울은 당대의 뛰어난 학자였으며, 당시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했던 로마 시민권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세상의 명예나 지위를 자랑하기보다,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노예”라고 소개하는 것을 더 큰 자랑으로 여겼습니다.
사도 바울은 원래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모두 제거하려는 열정으로 가득 찬, 그리스도인을 잡는 인간 사냥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사람들 보기에 초라하고 힘없이 십자가에 처형된 그분이 바로 인류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시야, 곧 구원자임을 깨달았을 때, 그의 마음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가슴을 부여잡고 흐느꼈을 것이고, 동시에 자신을 불러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삼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한량없는 은혜 앞에서 가슴 벅찬 감격으로 목놓아 울었을 것입니다. 이 은혜의 감격은 억지가 아닌 자발적인 헌신으로 그를 예수 그리스도의 노예로 살아가게 만들었고, 그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기로 결단했습니다.
복음의 능력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로마서를 읽을 때, 사도 바울이 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소개했는지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편지에 담긴 그의 뜨거운 감격과 열정을 온전히 느낄 수 없습니다. 바울은 복음의 은혜와 그로 인한 자신의 변화를 깊이 체험했기에, 자신을 기꺼이 주님의 종으로 여기며 복음을 전하는 데 삶을 헌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 가정, 건강, 비즈니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는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것들이지만, 때로는 이들이 우리 삶의 주인 행세를 하며 우리의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복을 주는 수단이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여길 때, 이러한 관심사가 잘되면 기뻐하고 안 되면 슬퍼하며 우리의 마음을 좌우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주인이 될 수 없으며, 우리의 삶의 주인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며, 예수님이 우리의 주인이십니다. 우리의 자녀, 가정, 건강, 비즈니스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살아야 합니다. 올 한 해도 하나님께 의지하며,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기도하고 순종하십시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4장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7-8). 이 말씀처럼, 우리의 모든 삶이 하나님께 속했음을 기억하며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결단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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